초록 바다 선장
어제는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을 태웠다
힘이 넘치는 아이들
파도 거센 언덕도 오르고
바람 부는 오솔길 따라
물결 헤쳐나가다
산 중턱 습지에 닻을 내리고
올챙이 관찰하다
몇몇은 미끄러지기도 했다.
오늘은
5~8세의 장애아 친구들
초록 물결 잔잔한 곳으로
노 저어 가다가
물결이 거센 잣나무 숲으로
과감하게 거슬러
배를 저었다.
놀란 보조 선생님들
모기, 해충 등
걱정으로 갸우뚱하여도
아이들은 금방 적응하며
어설픈 몸짓은 가벼워지고
뭔가를 반복해서 소리 지르고
어린 눈빛엔 힘이 넘쳤다
다행이다
거친 파도를 처음 경험한
아이들보다
함께 손잡고 돌보는
선생님들의 안도하는 미소,
아이들 행복한 몸짓엔
수줍음도 부끄럼도
물거품처럼 꺼져버렸다
검은등뻐꾸기 애잔한
5월의 녹색 바다,
나는 그 바다를 항해하는
신나는 초록 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