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선자령 길

능선 정동윤 2019. 5. 25. 09:42

선자령 길/정동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2월 선자령 바람이

군기 잡겠다고 덤벼드니

모두 정신 바짝 차린

훈련병이 되어

스패츠 아이젠 방한모 선글라스

척척척 장착하였다.

 

선자령 능선길은

눈이 젖도록 파란 하늘

사람도 업어가려는

고집 센 깡바람,

빙글빙글  조롱하듯

내려다보는 풍력발전기

등산화를 물고 늘어지는

심술꾼 춘니의 질척거림도

뿌리치며 걸었다

 

돌아오는 아늑한 계곡 길엔

아직도 많이 남은 하얀 눈

깡바람이 빠져나간 평화

얼굴 가득 여유로운 웃음 번지고

얼음 아래엔 졸졸 봄소리

눈밭 속의 상큼한 휴식도 가졌다.

 

황태 덕장 황태해장국집에서

황탯국과 술 한 잔, 물 한 잔

걷기는 고급, 등산은 초급

선자령 다녀온 노곤한 사람들

버스는 쿨쿨 잠을 태우고 달렸다.

'나의 이야기(市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은퇴 생활  (0) 2019.05.25
저녁 풍경  (0) 2019.05.25
풀린 나사 조인다  (0) 2019.05.25
우수, 청계산  (0) 2019.05.25
나이의 선물  (0) 2019.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