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눈 내린 고궁

능선 정동윤 2019. 5. 25. 09:55

눈 내린 고궁

 

눈이 많이 오는 날은

태백산보다

고궁으로, 창경궁으로 가자

 

금천교 지나 명정문

사각사각 들어가 보면

 

명정전 기와지봉의

어처구니와

투명 고드름의 대칭

 

넓은 조정은

왕의 걸음으로 거닐고

줄 이은 행랑은

무수리의 눈으로 바라보자

 

눈 덮인 춘당지

여백이 주는 하얀 여유

선물로 받아 오고

 

눈 오는 날의 고궁은

내 생애

아름다운 날의 하루가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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