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없어도 흔들린다.
작은 울타리 무너질까
고요한 하루를 빼앗길까
바람 불지 않아도
흔들리는 빈 공원의 정막
소나무는 점점 짙어지고
느티나무는 더 가늘어진다.
개나리 덤불에
목이 컥컥 막히는 저녁 해
흔들리며 바라보는 산정
어둠은 낮게 엎드려
초저녁별을 기다린다.
내 생애의 어느 자리에
머물고 있을까?
밤하늘 긋고 가는
별똥별 떨어지는 그곳
잠들어야 갈 수 있는
마지막 여정이기를
잎도 줄기도 뿌리도
찬 서리에 침묵하는
잠들지 못하는
나무의 밤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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