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며 세운 노후 대책 /정동윤
남산 힐튼호텔로 오를 때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
좁아진 관상동맥 탓일까
노년의 꿈이 밀려나는 것 같구려
내리막 끝에서 만난 숭례문
편안하게 홍예문으로 들어가
천정의 청룡 황룡 올려다보며
용의 발톱도 세어보았어요
한결 가벼운 발길로
월대 수리 중인 대한문 옆에서
혈관의 아픔 살피며 나에게
진지하게 물어보았죠
앞으로의 발걸음은
우리 문화 산책이 어때요?
좁은 관상동맥이 벌어지듯
화살처럼 광화문에 닿는구려.
물결 반짝이는 경회루 연못에서
노년의 안식 같은
잔잔한 윤슬을 바라보고
향원정 돌아 신무문으로 갔어요
상품이 된 청와대 뜰에서
'길 위에 피어난 詩의 여행'은
의미를 찾으려는 내 의지
인문의 향기 담는 노후대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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