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혹은 부록/강윤후
마흔 살을 불혹이라든가
내게는 그 불혹이 자꾸
부록으로 들린다 어쩌면 나는
마흔 살 너머로 이어진 세월을
본책에 덧붙은 부록 정도로
여기는지 모른다
삶의 목차는 이미 끝났는데
부록처럼 남은 세월이 있어
덤으로 사는 기분이다
봄이 온다
권말 부록이든 별책 부록이든
부록에서 맞는 첫 봄이다
목련꽃 근처에서 괜히
머뭇대는 바람처럼
마음이 혹할 일 좀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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