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세상이 달라졌다/정희성

능선 정동윤 2011. 8. 19. 12:59

세상이 달라졌다/정희성

 

 

세상이 달라졌다

저항은 영원히 우리들의 몫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가진 자들이 저항을 하고 있다

세상이 하도 달라져서

저항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밥이 되었고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권력이 되었지만

우리 같은 얼간이들에게는 저항마저 빼앗겼다

세상은 확실히 달라졌다

이제는 벗들도 말수가 적어졌고

개들은 뼈다귀를 물고 나무 그늘로 사라진

뜨거운 여름날의 한때처럼

세상은 한결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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