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하회에서/김종길

능선 정동윤 2011. 8. 19. 13:09

하회에서/김종길

 

 

냇물이 마을을 돌아 흐른다고 하회

오늘도 그 냇물은 흐르고 있다

 

세월도 냇물처럼 흘러만 갔는가?

아니다. 그것은 고가의 이끼 낀 기왓장에 쌓여

오늘도 장마 뒤 따가운 볕에 마르고 있다.

 

그것은 또 헐리운 집터에 심은

어린 뽕나무 환한 잎새 속에 자라고

양진당 늙은 종손의 기침소리 속에서 되살아난다

 

서애대감 구택 충효당 뒤뜰

몇 그루 목과나무 푸른 열매 속에서

 

문화제 관리국 예산으로 진행중인

유물 전시관 건축 공사장에서

그것은 재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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