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입동/이면우

능선 정동윤 2011. 8. 22. 09:49

입동/이면우

 

 

무우 속에 도마질 소리 꽉 들어찼다.

배추꼬랑이 된장국 안에 달큰해졌다

어둔 부억에서 어머니, 가마솥 뚜껑 열고 밥 푸신다

김이 어머니 몸 뭉게구름 둘렀다 우리는

올망졸망 둘러 앉아 한 대접씩 차례를 기다린다

숟가락 함번 들었다 놓고 젓가락 줄 맞추고

크고 둥그런 상에서 가만히 기다린다

근데 오늘 저녁은 왜 이리 더디냐

 

현관 문 찰칵 열리며 찬바람 휘이익 들어오고

다녀 왔습니다 외치며 아이가 따라 들어선다. 그때

주방 김 말금히 걷히자 거기, 아내가 구부정이

서서 등 보이며 압력솥 뚜껑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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