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 2/이해인
크고 작은 독 속에
남 모르게 익어가는
간장 된장 고추장
때가 될 때 까진
갑갑해도
숨어 살 줄 아네
수도원은
하나의 커다란 장독대
너도 나도 조용히
독 속에 내뿜는
저마다의 냄새와 빛
더러는 탄식하며
더러는 노래하며
제맛을 낼 때까지
어둠 속에 익고 있네
즐겁게 기다리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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