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수녀 2/이해인

능선 정동윤 2011. 8. 22. 16:36

수녀 2/이해인

 

 

크고 작은 독 속에

남 모르게 익어가는

간장 된장 고추장

 

때가 될 때 까진

갑갑해도

숨어 살 줄 아네

 

수도원은

하나의 커다란 장독대

 

너도 나도 조용히

독 속에 내뿜는

저마다의 냄새와 빛

 

더러는 탄식하며

더러는 노래하며

 

제맛을 낼 때까지

어둠 속에 익고 있네

즐겁게 기다리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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