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윤학
종합병원 로비에 켜진 TV
푸른빛이 끊임없이
바닷물을 열람하고 있다
플라스틱 컬러 의자의 열에
밎춰 앉은 사람들
조금씩 입을 벌려
바닷물을 들이켜고 있다
손바닥으로
찢어지는 입을 틀어막고 있다, 눈물이
찔끔찔끔 나오고 있다
TV 화면을 등진 한 사람
가랑이를 쭉 벌리고
머리통을 처박고 있다
터지는 머리통
머리털을 움켜쥐고 있다.
고통은 바윗덩어리 속에 있다
단번에 깨부술 수 없다, 그는
얼마 안 된 보호자이다
우악스런 손가락들
바위 속으로 뿌리를 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