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김광규
겨울까지 밀린 도급 공사 서둘러
하수도 배관 공사팀과
가스 배관 공사팀이
번갈아 동네 언덕길을
속속들이 파헤쳐 놓고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사이
도로 포장 공사팀이
시멘트를 비벼서 후딱 덮어버렸다
그 번드르르한 포장도로
한 여름 장미때 벌떡 들고일어나
막혔던 산골짜기 물
폭포처럼 쏟아져내려
아랫동네 온통 물바다에 잠긴다
그리고 곧장 이웃돕기 모금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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