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반칠환
보도 블록 틈에 핀 씀바귀 한 포기가
나를 멈추게 한다
어쩌다 서울 하늘을 선회하는 제비 한두 마리가
나를 멈추게 한다
육교 아래 봄볕에 탄 까만 얼굴로
도라지를 다듬는 할머니의 옆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다
굽은 허리로 실업자 아들을 배웅하다 돌아서는
어머니의 뒷모습은 나를 멈추게 한다
나는 언제나 나를 멈추게 한 힘으로 다시 걷는다
'좋아하는 시(詩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쁨/나태주 (0) | 2011.08.26 |
---|---|
인생/이선영 (0) | 2011.08.26 |
해마다/김광규 (0) | 2011.08.26 |
한 삽의 흙/나희덕 (0) | 2011.08.26 |
좋은풍경/정현종 (0) | 2011.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