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독거/이원규

능선 정동윤 2011. 8. 28. 21:51

독거/이원규

 

 

남들 출근할 때

섬진강 청둥오리 떼와 더불어

물수제비 날린다

남들 머리 싸고 일할 때

낮잠을 자다 지겨우면

선유동 계곡에 들어가 탁족을 한다

미안하지만 남들 바삐 출장을 갈 때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 일주를 하고

정말이지 미안하지만

남들 야근할 때

대나무 평상 모기장에서

촛불을 켜 놓고 작설차를 마시고

남들 일중독에 빠져 있을 때

나는 일 없이 심심한 시를 쓴다

그래도 귿이 할 일이 있다면

가끔 굶거나 조금 외로와하는 것일 뿐

사실은 하나도 미난하지 않지만

내개 일이 있다면,그것은 노는 것이다

일하는 것이 죄일 때

그저 노는 것은 얼마나 정당한가!

스스로 위로하며 치하하며 섬진강 산그림자 위로

다시 물수제비 날린다

이미 젖은 돌은 더 이상 젖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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