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그 여자/이재무

능선 정동윤 2011. 8. 28. 16:59

그 여자/이재무

 

 

만날 때마다 몸과 마음

숯불 위에 놓인 번철처럼 뜨겁게 달구어놓는

그 여자 빼어난 미모가 차라리 슬퍼 보이는,

도발 안쪽에 감추어진 가련함을,

구멍 속으로 기어드는 구렁이 같이

무논 속으로 뛰어드는 개구리 같이

사랑 했네 하지만 그 수려한 미색 속에는

호랑이 날카로운 발톱의 마음도 살고 있네

사랑이 클수록 상처도 컸네

그녀를 사랑하는 일 수만평 진흙밭

새구두 신고 걷는 일처럼 벅찬 일이었네

신은 여자에게 자색을 주고 요철 심한

생의 굴곡 안겨 주었네

사랑은 불행까지 품어 주는 일

나, 오랫동안 그녀를 앓아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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