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이재무
만날 때마다 몸과 마음
숯불 위에 놓인 번철처럼 뜨겁게 달구어놓는
그 여자 빼어난 미모가 차라리 슬퍼 보이는,
도발 안쪽에 감추어진 가련함을,
구멍 속으로 기어드는 구렁이 같이
무논 속으로 뛰어드는 개구리 같이
사랑 했네 하지만 그 수려한 미색 속에는
호랑이 날카로운 발톱의 마음도 살고 있네
사랑이 클수록 상처도 컸네
그녀를 사랑하는 일 수만평 진흙밭
새구두 신고 걷는 일처럼 벅찬 일이었네
신은 여자에게 자색을 주고 요철 심한
생의 굴곡 안겨 주었네
사랑은 불행까지 품어 주는 일
나, 오랫동안 그녀를 앓아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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