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꽃/임보선
햇빛이 좋았다 바람도 좋았다
참고 또 참았던 세월
먼 기다림도 좋았다
이렇게 준비하도록 도와준
하늘이 더 좋았다
그래서 그 하늘을 감동시켰다
살아가는 것도
살아지는 것도
가슴 속
밀물이 왔다가 썰물이 왔다가
끝없는 몸부림 흰거품 같고
가라 앉는 태산같은 바위
씹어며, 삼키며 울부짖으며
할키고 간 거대한 소금밭에
어느날 신새벽
아무도 모르게 가만히 와 보니
짭조롬한 땀으로
소금꽃이 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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