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박영희
식염수를 넣어도 눈이 침침하고
위장은 밥을 두려워 한다
방금 화장실을 다녀왔는데도
방광이 새는지 개운치 않고
밥을 위해 바치는 노동이 안타깝다
언제까지 밥
밥을 위해 노동을 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환자복이 입고 싶어진다
작업복 대신에 환자복을 입고
멋진 오페라를 부르고 싶은 것이다
어디엔들 꽃피지 않으랴만
어디선들 살붙이고 못살까마는
이미 죽은 닭을 삶아 먹어야 한다는 것이 슬프다
핏물 뚝뚝 돋는 쇠고기를 씹어가며
사랑을 노래해야 한다는 것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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