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마경덕

능선 정동윤 2011. 8. 30. 13:40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마경덕

 

 

자욱한 안개를 일으켜

산모퉁이 돌아오는 시골 막버스처럼

오기 전에 도데체 알 수 없는 전화벨처럼 오는가

 

마침내 사랑은

청천 하늘의 마른 번개로 온다.

와서 다짜고자 마음의 방전을 일으킨다

 

들녁 한복판에

벼락 맞은 채 서 있는 느티나무

시커멓게 팔다리 잘린 수령 오백년의 그는

이제서야 사랑을 아는 것이다

 

사랑과 혁명 그 모든 것은

비로소 끝장이 나면서 온다

제 얼굴마저 스스로 뭉개버릴 때

와서 이제 겨우 시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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