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풍/문태준
퀴퀴한 방 한구석에 모과를 쌓아둡니다
저녁밥 짓는 연기가 탱자나무 울타리에
엉켜 꽃이라도 피우려 합니다
젖은 발을 뜨락에 얹다 말 붙일 곳 없어
감나무에 말 건넵니다
감나무는 끝이 까맣게 탄 감꽃을 떨구어
보입니다
사람에 실성한 사람을 누가 데려 살까요
늘그막 젖무덤 같은 두꺼비가 그늘을 따라
길게 옯겨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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