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이해인

능선 정동윤 2011. 9. 5. 10:45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이해인

 

 

손 시린 나목의 가지 끝에

홀로 앉은 바람 같은

목숨의 빛깔

 

그대의 빈 하늘 위에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차오르는 빛

 

구름에 숨어서도

웃음 잃지 않는

누이처럼 부드러운 달빛이 된다

 

잎새 하나 남지 않은

나의 뜨락엔 바람이 차고

마음엔 불이 붙는 겨울 날

 

빛이 있어

혼자서도

풍요로워라

 

맑고 높이 사는 법을

빛으로 출렁이는

겨울 반달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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