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이해인
손 시린 나목의 가지 끝에
홀로 앉은 바람 같은
목숨의 빛깔
그대의 빈 하늘 위에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차오르는 빛
구름에 숨어서도
웃음 잃지 않는
누이처럼 부드러운 달빛이 된다
잎새 하나 남지 않은
나의 뜨락엔 바람이 차고
마음엔 불이 붙는 겨울 날
빛이 있어
혼자서도
풍요로워라
맑고 높이 사는 법을
빛으로 출렁이는
겨울 반달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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