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 길(山 능선)

북아등 500회를 통과하며.

능선 정동윤 2011. 4. 18. 10:00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계절에 따른 변화로 봄 단장을 조용히 하고 있었지만

북한산은 북한산대로, 도봉산은 도봉산대로

그리고 남산은 남산대로 제 향기를 품고 있었다.

작은 산은 큰 산을 바라보고 큰 산은 작은 산을 쓰다듬는다

큰 산은 바위와 높이를 보여주고 작은 산은 꽃나무와

아기자기한 숲을 보여준다.

겹겹첩첩 이 땅의 산들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간섭하지 않으며 자기의 위치에서 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덕산회 치악산 굴욕 이후로

서초동 법원 뒷산에서 몽마르뜨공원, 서리풀 공원을 잇는

점심 시간의 산책과 짬이 나면 남산을 걸은 탓인지

체력이 많이 회복되었고 체중도 꽤 줄어들었다.

덕분에 토요일 북한산 불광동 탕춘대에서 시작하여 문수봉을

거쳐 구기동 계곡으로 내려와서 다시 남산을 2시간 돌았고,

일요일엔 도봉산 다락능선과 산악구조대로 한바퀴 돌고 와서도

남산을 또 한 번 돌아도 견딜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

 

북아등의 500회 마무리 산행은 그 의미가 다소 퇴색되기는 했지만

500회 되는 시점의 토요일과 일요일에  나는 북한산에 있었다.

이제 북아등 산행의 천 번을 바라보는 중요한 변곡점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60과 70의 나이를 관통하며 은퇴 이후의 변화와 마주하는

전혀 새로운 삶의 방식이 요구되기도 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그동안의 산행 경험과 철학이 남은 생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관록과 경륜으로 여백의 의미를 여유롭게 되새기며

물 흐르듯 흘러가지만 방향과 의미를 분명히 설정하기도 하고

삶의 질이 풍요로울 수 있도록 절제와 분출을 잘 조절하여야겠다.

 

그래서 천 번을 향한 북아등의 대장정엔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토요일이 가능하면 토요 북아등, 일요일이 가능하면 일요 북아등에

참여하여 은퇴기 이후의 삶의 의미도 찾아볼 것이다.

건강하고 지적 탐구가 끊이지 않는 친구들의 모습과 더불어

생의 절정을 만들어 가고 싶다.

 

북아등 500회 산행을 자축하며

눈으로 보면 좌절할 길도 발로 걸으면 도달할 수 있었다.

천 번의 향한 한 걸음을 내딛으며 북한산 도봉산 잘 다녀왔습니다.

 

-정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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