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조태일
저 노을 좀 봐
저 노을 좀 봐
사람들은 누구나
해질녘이면 노을 하나씩
머리에 이고 이 골목 저 골목
서성거린다
쌀쌀한 바람 속에서 싸리나무도
노을 한폭씩 머리에 이고
흔들거린다
저 노을 좀 봐
저 노을 좀 봐
누가 서녁하늘에 불을 붙혔나
그래도 이승이 그리워
저승 가다가 불을 지폈나
저것 봄 좀 봐
저것 좀 좀 봐
내 가슴 서편 쪽에도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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