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국수/이재무

능선 정동윤 2011. 9. 8. 12:19

국수/이재무

 

 

늦은 점심으로 밀 국수를 삶는다

 

펄펄 끓는 물 속에

소면은 일직선으로 각진 표정을 풀고

척척 늘어져 낭창낭창 살가운 것이

신혼 적 아내의 살결 같구나

 

한결 부드럽고 연해진 몸에

동그랗게 몸 포개고 있는

결연의 저, 하얀 순결들!

 

엉키지 않도록 휘휘 젓는다

면발 담긴 멸치국물에 갖은 양념을 넣고

코밑 거뭇해진 아들과 겸상을 한다

 

친정 간 아내 지금쯤 화가 어지간히 풀렸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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