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그리울 때마다 꺼내 읽는다/이봉환

능선 정동윤 2011. 9. 8. 15:33

그리울 때마다 꺼내 읽는다/이봉환

 

 

무척 감동적인 소설이라도

그것을 두 번 읽기는 쉽지 않다

시는 우리 곁에 두고두고

그리울 때 마다 꺼내 읽는다

외로울 때 우리는

노래하며 슬픔을 달래왔느니

고달프라 못 견딜 때에도

아픔일랑 노래하며 잊어 왔노니

 

한 번 듣고서야 어디

영원히 남는 노래 있던가

한두 번 불리우고서

제 몫을 다하는 노래 있다던가

시인은 아무렴

노래해야 하느니,말하기보다

이렇거니 저렇거니 설명하기보다

뭇사람의 입에서 닳고 닳는,

시인은 노래를 불러야 하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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