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꽃다리/정동윤
4월은 벚꽃이 대세
수수꽃다리는 잔뜩 움츠리고 있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
북쪽의 동원 인력 같이
한 순간 열광하다 이내 져 버릴 가벼움
아무데나 굴러다니는 꽃잎
빗자루에 하얀 꽃잎 쓸려가고
붉은 꽃차례 거리를 뒹굴면
곧 잊혀질 이름
경박한 잔치 뒤뜰에서
기다림 끝에 다가오는 봄햇살 물고
수수꽃다리 조용히 피어난다
가늘고 우람하지 않아도
쉬 지지 않는 그윽한 보라 꽃
첫사랑의 아픈 추억 쓴 이파리
초여름 향기로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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