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 가는 길, 잠시/신용목
시흥에서 소사 가는 길, 잠시
신호에 걸려 버스가 멈췄을 때
건너 다방 유리에 내 얼굴이 비쳤다
내 얼굴 속에서 손톱을 다듬는, 앳된 여자
머리 위에 기원이 있고 그 위엔
한 줄 비행기 지나간 흔적
햇살이 비듬처럼 내리는 오후
차창에도 다방 풍경이 비쳤을 터이니
나도 그녀의 얼굴 속에 앉아
마른 표정을 다듬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당신과 나는,겹쳐서 있었다
머리 위로 바둑돌이 놓여지고 그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좋아하는 시(詩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빗방울 셋이/강은교 (0) | 2011.09.15 |
---|---|
각축/문인수 (0) | 2011.09.15 |
봄눈 녹아 내리는/강우식 (0) | 2011.09.15 |
나도 왕년에는/강연호 (0) | 2011.09.15 |
봄/강우식 (0) | 2011.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