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부러진 팔/이성선

능선 정동윤 2011. 9. 20. 15:52

부러진 팔/이성선

 

 

눈이 오는 날

소나무는

긴 팔을 내어

눈을 받는다

 

땅에 내리기 전에 먼저 받으려고

지켜섰다가 끝내

무게 이기지 못하고

딱 부러지는 순간

 

하늘을 몸에 받는다

 

아무 팔이나 부러지는 것이 아니다

높고 푸른 하늘로 힘껏 들어올린 팔만 부러질 수 있다

 

면벽한 달마 앞에

팔을 잘라낸 혜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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