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공모전 수상 이야기

능선 정동윤 2011. 6. 22. 06:03

요즘 저녁 먹고 남산을 한바퀴 도는 것이 일과다.

아내와 둘이 2시간 정도 걷고 오면 기분이 좋아진다

집에서 남산에 진입하려면 한 10분 정도 걸리는데

아내는 꼭 용산도서관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어느날 도서관 게시판에 제27회 창작시 공모전 포스타가

붙어 있었다.한국시인협회와 서울시교육위원회가 공동주최자로.

초중고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매년 하는 것 같았다.

갑자기 여기에 응모해 보라고 한다.

이런 응모전은 학생들의 경력쌓기로 젊은이들이 하는거야.

창창한 젊은이들에게 실력과 능력을 개발해 주는 역할이야.

당신이 실력이 안되니 그러는거지?

.......

 

아내 몰래 글 3개를 응모하였다.

당연히 응모사실을 숨기고. 떨어지면 무슨 망신이야.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하고 27년의 역사가 있고

최우수상을 타는 학생들은 서울시교육감상으로 준다고 하는데.

 

6월 21일 오전에 전화가 왔다.

집주소를 확인하고 27회 창작시 공모에 일반부 최우수상이 됐다는 통보.

그럼 1등인가요?

예.

어떤 시가 되었어요?

제목이 "환승역에서" 입니다.

아,예.


 

수상작이다.  

..................................

환승역에서/정동윤

 

한 떼의 누들이 강기슭에 도착했다.

우르르 밀려나와

빈틈없이 채우는 강언덕

기를 쓰고 올라간다.

 

언덕을 빠져나오면

콘크리트 들판의 창백한 불빛들

그 불빛 속의 메마른 풀잎 뜯으며

한 달을 견디는 그들.

 

 먹이를 향한 길고 먼 행렬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아

달리는 기계 길 위에서

또 뛰어가며

꿈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

 

 한 때 나도 그렇게 바빴다.

 

멈추지 않는

에스컬레이트 위에서

이제는 가만히 오르내리고 싶다

바쁜 누우들의 시간을 비켜서서

 

해가 지면

다시 긴 강을 거슬러 올라와

관목 아래 마른 풀 짐 내려놓고

지친 다리 쭉 뻗으리라.

................................................................

일반부(7명)     
구분 이름 작품명   
최우수상 정동윤    환승역에서   
"우수상
" 이영애 황태   
"우수상
" 이형준 갈매기의 사랑   
"장려상
" 우덕호 꽃, 너에게로 가면   
"장려상
" 이청미 봄 산행   
"장려상
" 주진성 평행의 미학   
"장려상
" 홍윤기 나무의 폐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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