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 와서/유안진
묻노니,나머지 인생도
서리 묻은 기러기 죽지에
북녘 바람 길이라면
차라리
이 호젓한 산자락 어느 보살 곁에
때이끼 다숩게 덮은
바위로나 잠들었으면
어느 훗날
나같이 세상을 춥게 사는
석공이 있어
아내까지 팽개치도록
돌에 미친 아사달 같은
석수장이 사나이 있어
그의 더운 손바닥
내 몸 스치거든
활옷 입은 신라녀로 깨어나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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