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남산에 와서/유안진

능선 정동윤 2011. 9. 27. 13:04

남산에 와서/유안진

 

 

묻노니,나머지 인생도

서리 묻은 기러기 죽지에

북녘 바람 길이라면

 

차라리

이 호젓한 산자락 어느 보살 곁에

때이끼 다숩게 덮은

바위로나 잠들었으면

 

어느 훗날

나같이 세상을 춥게 사는

석공이 있어

아내까지 팽개치도록

돌에 미친 아사달 같은

석수장이 사나이 있어

 

그의 더운 손바닥

내 몸 스치거든

활옷 입은 신라녀로 깨어나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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