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곰곰 생각한다.

나무를 곰곰 생각한다./정동윤

나무는 허공에 하체를 박고
땅 속으로 손을 뻗혀 활동한다.
사람과 달리 나무는
땅 속이 허공이고 허공이 땅 속이다.
땅 속에서 먹고 마시며
허공에다 배설하고 생식하고 열매 맺는다.
나무의 계절엔
여름엔 껴입고 겨울엔 벗는다.
벗지 않고 갈아입는 나무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