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시골길 또는 술통/송수권

능선 정동윤 2011. 9. 29. 16:28

시골길 또는 술통/송수권

 

 

자전거 짐받이에서 술통들이 뛰고 있다

풀 비린내가 바퀴살을 돌린다

바퀴살이 술을 튀긴다

자갈들이 한 치씩 뛰어 술통을 넘는다

술통을 넘어 풀밭에 떨어진다

시골길이 술을 마신다

비틀거린다

 

저 주막집까지 뛰는 술통들의 즐거움

주모가 나와 섰다

술통들이 뛰어내린다

긴 치마 속으로 들어가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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