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수면 위의 빛들이 미끄러진다/채효기

능선 정동윤 2011. 9. 29. 16:37

수면 위의 빛들이 미끄러진다/채효기

 

 

수면 위의 빛들이 미끄러진다

사랑의 피부에 미끄러지는 사랑의 말들처럼

 

수련꽃 무더기 사이로

수많은 물고기들의 비늘처럼 요동치는

수없이 미끄러지는 햇빛들

 

어떤 애절한 심정이

저렇듯 반짝이며 미끄러지기만 할까?

 

영원히 만나지 않을 듯

물과 빛은 서로를 섞지 않는데

푸른 물 위에 수련은 섬광처럼 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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