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비 가는 소리/유안진

능선 정동윤 2011. 9. 29. 17:07

비 가는 소리/유안진

 

 

비 가는 소리에 잠 깼다

온 줄도 몰랐는데 썰물 소리처럼

다가오다 멀어지는 불협화의 음정

 

밤비에도 못다 씻긴 희뿌연 어둠으로, 아쉬움과

섭섭함이 뒤축 끌며 따라가는 소리, 뒤돌아보는

실루엣,수묵으로 번지는 가고 있는 봄비 소리,

이 밤이 새기 전에 돌아가야 하는 모양이다

 

가는 소리 듣기니 왔던 게 틀림없지

밤비 뿐이야

젊음도 사랑도 기회도

오는 줄은 몰랐다가 갈 때 알아차리는

어느 새 가는 소리 더 듣긴다

왔던 것은 가고야 말지

시절도 밤비도 사랑도....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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