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왕의 다리미/문효치
다리미질을 한다
백제의 옛지도
국경선에 걸려있는
구불구불한 산맥도 넓혀 펴고 싶지만
님의 옷자락
심장이 두군거리는
더운 앞가슴
또는
어깨에서 미끄러지는
다정한 살빛 그리워라
이불을 걷어버린 먼 산은
허연 알몸을 들판 위에 굴리고
달빛을 찾아와
바위 속도 밝히는데
바람소리 벌레소리 섞어 부는 이 밤은
머리를 죄는 무거운 왕관도 벗어놓고
일 많고 말 많은 신하들도 물리치고
붉게 붉게
숯불을 태워
님의 옷자락 오르내리며
다리미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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