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근황/김윤식

능선 정동윤 2011. 9. 30. 16:49

근황/김윤식

 

 

잠이 줄어든다

벽 뒤에서 병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황무지처럼 자주 결리는 꿈의 어깨

전신의 종이꽃이 구겨지고 있다

 

시도 중력도 버리고 싶다

증발하고 싶다

곰팡이처럼 지하실 깊숙히 숨어버리고 싶다

거울에 비치는 것은 식은 정신뿐이다

허상 뿐이다

소리치지도 울부짖지도 못하는 그림자

테두리가 자꾸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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