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노향림
손바닥만한 밭을 일구던
김 스테파노가 운명했다
그에게는
십자가 상과 겉이 다 닳은 가죽 성경
벗어놓은 전자사계에서 풀려나간
무진장한 시간이 전부였다
그가 나간
하늘 뒷길 쪽으로
창문이 무심히 열린 채 덜컹거린다
한 평생
그에게 시달렸던 쑥부쟁이 꽃들이
따사로운 햇볕 속
상장들을 달고 흔들리는
조객이 필요없는 평화로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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