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나들길 5
익숙한 곳에서 반나절 벗어 난 행선지
낯선 터미널에 내리면 주사기 당기 듯
차오르는 기대
가을비가 구차하지 않다.
투명하기에 더 강하고
가늘게 비껴 풍경을 적시지만
카메라는 한 순간도 잡지 못하는 가을비
배낭 맨 모습은 언제나 맑음
차마 높아 한적한 적석사 낙조대
공양 귤로 목마름 채우지만
빗줄기도 돌부처 미소 지우지 못하고
길 떠나려는 우산만 두들긴다.
단지 수맥만 막았는데
벌겋게 흥분한 단풍나무
찬비에 피를 토하듯 부들부들 떨며
새순 돋을 때까지 낙엽 되길 거부한다.
어젯밤에도 나그네는
이국의 딸이 그토록 그리워하는 집에서
비 내리는 먼 낯선 풍경
그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또 다른 언어를 익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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