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년만에 내리는 눈
산능선
봄을 칭송하는 소리 낭랑한
삼월의 경칩에
느닷없이 겨울의 의장대가
점령군처럼 쳐들어 왔다
백 년을 침묵하다
견딜 수 없어
하얀 대포 펑펑 쏘며
삼월의 땅을 삼켰다
흐름이 무시되는 여울목엔
역류의 물거품
난사되는 폭설에
파문조차 일구지 못한다
경망를 단숨에 덮어 버린
짧고 강한 눈
예측 불허의 오기도
떠나는 겨울의 숨은 능력
가을 풍년을
조급하게 떠벌릴 때도
태풍은
말없이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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