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 길(山 능선)

토요 북아등

능선 정동윤 2011. 8. 7. 17:56

매주 토요일 아침 9시 , 불광역 2번 출구엔 북한산에 오를 친구 누군가가 있을 것이다.

오늘은 경화,영근,정만,종수,근엽,천수,동윤 그리고 선녀씨가 오를 채비를 하였다.

나중에 계곡의 물가로 영묵이와 윷걸씨가 찾아왔다.

 

굽이굽이 한걸음 한걸음 뚝뚝 땀방울 떨구며 산 속으로 깃든다

나이 들수록 높이 오르기보다 깊이 깃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수리봉 넘고 향로봉 지나 비봉 거치면 사모바위, 그 곁을 지나

청수동암문 오르면 대남문이 나타난다

 

오늘 이런 산행을 꿈 꾸다가 향로봉 중턱에서 포기했다. 삼복 염천의 폭염에 몸은 뜨겁게 달구어지고

땀방울이 정신없이 쏟아지니 중고차 같은 몸의 성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리하게 장거리 산행을 고집하다 과열된 엔진처럼 피시식 꺼진다면 곤란하다

여름산행은 피서를 겸해 쉬엄쉬엄 쉬면서 숲속의 피톤치드로 산림욕을 하다

시원한 계곡에서 달구어진 몸을 식히며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 여름은 머지 않다.곧 계곡물이 마르고 녹음은 색갈을 달리하며 가을의 열매가 익을 것이다

긴 산행의 아쉬움은 가을로 미루고 여름의 숨 막힐 것 같은 이 더위부터 식히자.

 

산 속으로 들어가다보면 참나무(신갈,떡갈,갈참,졸참,굴참,상수리) 잎이 너댓 개씩 통채로 떨어진 경우를 많이 본다

이것은 도토리 거미벌레의 생존전략이다.거미벌레는 도토리에 알을 슬고 날카로운 이로 알이 슨 나무가지를 잘라

지상으로 떨구어 버린다.떨어진 알은 도토리에서 일주일 정도 지나면 애벌레가 되어 도토리로 영양을 보충한 뒤 땅속으로

들어간다.땅 속에서 겨울을 나고 이듬해 다시 참나무에 올라 알을 낳는다.

최근들어 이 거미벌레의 개체수가 지나치게 늘어났다는 생각이 든다.뭔가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오늘 산길엔 원추리꽃이 자주자주 눈에 띄고 산초나무도 노란꽃을 피우고 숲에는 매미들이 극성이다.

매미들도 지상의 짧은 시간을 생존을 위해, 종족번식을 위해 악착같이 자기를 내세우며 외치고 또 외치며 암컷을 부른다.

시한부 짧은 삶을 압축적이고 현명하게 살기 위하여 나무 위에서의 하루하루는 너무 아쉽고 바쁘다.

우리도 해야할 일이 아직 많이 남은 사람이 있고, 해야할 일 대충 마무리하고 좋아하는 일 찾아하는 친구들이 있다.

부와 명예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지고 앞으로는 좀 더 풍요로운 삶을 가꾸며 품격있는 생활을 즐기려는 친구들이 많다.

나도 이젠 좋아하는 일을 찾아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언제까지 해야할 일에 끌려다닐 수는 없지 않는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향로봉 중턱에서 숨을 고르고 있을즈음 종성이, 안종성이와 조우하였다.

우리와 함께 계곡에서 쉬자고 유혹 하였으나 모처럼의 산행이라 좀 멀리 가보고 싶다며 걸음을 재촉한다.

요즘은 9시쯤 산행을 시작하여 3시간 정도 산행을 하고 계곡에서 몸을 식히며 준비한 점심을 먹고 하산한다.

하산 이후는 술이 더 필요한 친구들은 술 한잔 더 하고, 당구치고 싶은 친구는 당구장에서 뒷풀이 한다.

그래도 오늘은 지난주 보다는 산행이 수월 하였다.서양 자두라는 태풍 무이파의 간접 영향인지 바람이 꽤 많이 불었다.

 

매월 첫째 토요일은 '불이토'라는 속기반 친구들이 이곳 북한산을 찾는다.

이날은 자연스럽게 토요 북아등과 합동 산행을 하게 된다.

함께 한 산행 즐거웠다. 다음달 첫 토요일에 또 보겠지.

 

-정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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