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 길(山 능선)

팥배나무 아래서의 휴식

능선 정동윤 2011. 8. 22. 03:01

팥배나무 아래서의 휴식

이빨 사이에 음식물 잔해가 점점 더 많이 끼여있어 강제로 시원하게 뚫어야

개운한 나이가 되었다

그런 중년의 친구들 스무 여남은 명이 불광동에서 걷기 편한 탕춘대 능선을 지나

북한산 향로봉 중턱 팥배나무 아래에 길게 모여 앉아 식사를 하였다

팥배나무는 인간들은 무엇을 먹고,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 지 궁금하듯

긴 가지를 아래로 길게 늘어뜨리고 우리들을 굽어 보고 있었다.

우리는 우선 나무의 이름부터 불러 주었다.. 이건 '팥배나무다'라고 불렀다.

우리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우리에게 와서 팥배나무가 되었다.

팥배나무는 아마도 우리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전부 다 들었을 것이다

 

어떤 소심한 한 친구가 엎의 친구에게 물었다.

산에 올 때마다 먹거리 준비에 신경이 쓰이는 경우가 많다고.

산을 자주 다니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먹거리를 준비하는지 궁금했다고.

김밥을 사갈까? 떡을 사 갈까? 막걸리 몇 병을 준비 할까? 과일 몇 개 준비할까? 등등

물론 아내나 주변의 누군가가 살뜰하게 챙겨주는 경우가 있으면 문제가 없지만

혼자서 이것저것 챙기려면 다소 성가신 느낌이 들 때도 있다고.

옆에서 누군가가 대답을 해 주었다.

누군가가 챙겨주지 않을 땐 그냥 전기밥통에서 먹을 만큼의 밥을 덜어 담고

가능하면 좀 넉넉하게, 다음으로 냉장고를 열어 반찬 한두 가지를 담아 온다고.

깻잎 절인 것도 좋고 김치도 좋고. 거저 눈에 보이는 대로 편안하게 골라서 담아 온다고.

다른 친구들도 그렇게 준비해 오면 3명이 모이면 반찬은 3~6가지가 되어 먹기 괜찮다고.

제철 과일을 곁들이거나 막걸리를 반주로 삼으면 그야말로 진수성찬이드라.

땀 흘린 후의 등산은 가장 좋은 반찬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팥배나무도 알아들었다는 듯이 꺼덕꺼덕 바람을 일구며 가지를 흔들었다.

 

또 숲 해설가라는 사람의 참나무 이야기 하는 것도 경청하였다.

수목도감에도 참나무라는 나무는 없지만 참나무에는 1 2 3참의 이름을 가진 나무가 있다

1리는 상수리나무로, 나뭇잎이 새의 깃털처럼 길쭉하게 생겼으며 밤나무 잎과 비슷하다고

   다만 거치(잎 가장자리의 톱니)에 침이 있어,그 침의 색깔이 갈색이면 상수리나무이고

   녹색이면 밤나무로 구분한다.

   선조대왕이 피난 시절에 먹어 본 도토리 묵을 늘 수라상에 올렸다고 상수라에서 상수리로 불리어졌다고.

2갈은 떡갈나무와 신갈나무인데 잎이 꽤 큰 편이며 잎 가장자리의 물결 같은 거치가 있으며

    잎에서 잎자루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떡갈나무는 떡을 싸거나 찔 때 나뭇잎을 깐다고 떡깔나무에서 떡갈나무로 불려지고

   신갈나무는 짚신을 신을 때 신발에 깐다고 신깔나무라 하다가 신갈나무로 불려지고

3참은 갈참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가 있으며 모두 잎의 잎자루가 있는 경우다.

   갈참나무는 아파리 뒷편이 하얗게 보이며 군대에서 말년 고참을 갈참이라고 부른다하고 ,

   졸참나무는 이파리가 가장 작아 졸로 보이는지 졸참나무가 부르고

   굴참나무는 수피가 코르크의 재질로 쓸 만큼 부드러워 손가락으로 누르면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굴피집의 지붕에는 굴참나무 껍질로 사용하며 절대 굴피나무의 껍질은 아니라고

이런 이야기를 팥배나무는 끝까지 귀 기울여 듣고 있었다.

 

내려가는 길에 팥배나무에게 가을에 유난히 많은 붉은 열매를 맺기 때문에 야생의 새들에게는

최고로 인기 있다고 칭찬해 주었더니

팥배나무가 어서 가라고 손을 흔들며 탕춘대 계곡에서 더위나 식히고 가라고 당부까지 해 주었다.

 

신임 최선영 회장의 이끄는 덕산회 산행이 즐거웠습니다.

 

-정동윤-

'걸어가는 길(山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북 519  (0) 2011.08.28
정오의 산책코스  (0) 2011.08.24
토북 517  (0) 2011.08.20
토요 북아등  (0) 2011.08.07
토요 북아등 참가.  (0) 2011.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