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 길(山 능선)

광명동굴과 가학산(220M)

능선 정동윤 2015. 9. 14. 10:08

광명동굴과 가학산(220M)

 

일요일 오전에 광명시 철산동에 있는

용훈이 장모님 상가에서 친구들과 조문을 하고

당구장으로 몰려가는 친구들과 헤어진 뒤에 17번 버스를 탔다.

한 사람의 생애를 마감한 곳에서 아랍의 격언이 생각났다

'사람은 움직일 수 없는 사람과 움직일 수 있는 사람과

움직이는 사람으로 나뉜다"고 한다.

나는 "여행을 할 수 없는 사람과 여행을 할 수 있는 사람과

여행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 나눈다"고 바꾸어 생각해 보았다.

 

여건이 마땅치 않아 아주 작은 여행도 할 수 없는 사람처럼 되어 

우물쭈물하는 바람에 혈당 수치만 올라가고 말았다.

덥지 않은 구월부터는 시간이 나면 부지런히 움직이기로 하였다.

광명시에 온 김에 요즘 홍보가 한창인 광명동굴을

혼자서라도 찾아가 보기로 마음 먹었다.

 

물감은 섞을수록 탁해지지만 빛은 섞을수록 밝아지지 않는가?

그래서 매연으로 탁해진 시내보다 피톤치드 뿜어내는 숲이 있는 곳을 선택하고

햇빛이 소나기처럼 쏟아져 밝고 환한  곳을 자주 찾아가려고 한다.

가을 햇살이 광명시 이름처럼 화사하고 바람도 제법 선선한 이런 날은

이 지역에서 자랑하는 곳을 찾아가는 재미도 솔솔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광명고속전철역과 이케아 매장을 지나 도시 외곽에 있는 광명동굴에 도착하니

관광지 특유의 중년부인들의 모임에서 떨어져 나오는 떠들썩한 웃음소리가 먼저 반긴다.

집을 나와 버스를 타는 순간부터 여행은 시작되고 일상은 닫혀진다.

끈에 묶인 강아지처럼 주변만 빙빙 돌다가 끈을 끊고 나면 이처럼 자유로움으로 설렌다.

 

4천 원의 입장료를 내고 줄을 지어 동굴로 들어가니 서늘한 실내온도로

얇은 방풍용 상의를 잘 가지고 왔다고 생각 될 정도였다..(,월요일은 휴무)

카메라 준비도 하지 않고 구두를 신은 채로 그냥 찾아왔으나 의외의 수확처럼

잘 다듬어진 동굴을 보고 호기심이 담배 연기처럼 모락모락 피어 올랐다.

지나치게 인공적인 아쿠아 월드나 국적 모를 인위적 작품들이 동굴과 어울리지 않아

보였지만  이렇게 배치한 깊은 뜻이 또 있으리라 생각하며 나의 편견인지 몰라서

내 부족한 상상력과 이해력을 탓하고 만다.

 

탐방의 동선도 걸어 가면서 오르내리는 등 지루하지 않았고,

깊은 곳으로 흘러와 고인 맑은 지하수가 보물창고처럼 보였으며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금을 캐었던 광산의 자료를 적절히 보여주었으며, 젓갈류 보관 모습과

한국형 와인의 저장과 지하의 와인 매장은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중국의 시안이 진시왕의 병마용갱이 발견되고부터 관광지로 유명세를 탄 것처럼

이곳도 2011년 개발 이후 인기가 올라서 광명시의 관광자원으로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나도 다음에는 가족들을 데리고 다시 오고 싶기도 하였다.

 

동굴을 품고있는 가학산 정상까지 일부러 올라 가 보았다.

어디서나 본 것 같은 익숙한 들판과 낮은 산, 작은 도시가 한 눈에 들어왔다.

가학산에서 구름산으로 이어지는 걷기 코스도 좋을 것 같았다.

가학산 정상으로 오르는 방법은 광명동글 입구에서 전망대로 오르다가

능선을 따라 길게 돌아서 오르거나,

작은 굴을 통과하여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오를 수 있었는데,

나는 우회하며 걸어서 올랐다가 가파른 계단과 굴을 통과하여 내려왔다.

다음에 올 때는  장비를 챙겨 구름산과 이어지는 코스로 여유롭게

걸어 보아야겠다.

'걸어가는 길(山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산유적지/남양주  (0) 2015.10.09
북아등 730(북한산에서 한강,영등포 구청까지)  (0) 2015.09.19
9.5,2015 남산  (0) 2015.09.05
북아등 728  (0) 2015.08.31
북아등 727  (0) 201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