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등을 마치고 구기동 장모님해장국집에서 천수, 근엽이와 해장국으로 요기한 후
둘은 당구장으로 가고 나는 평창천에서 내려온 물길이 홍제천으로 가는 세검정으로 걸어갔다.
오늘은 홍제천을 거쳐 안산을 오른쪽으로 통과하여 서울역으로 갈 계획이다.
세검정은 그동안 자주 거론하였으니 더는 언급할 사항이 없고
세검정초등학교 자리가 예전에는 언덕으로 탕춘대가 있었다고 한다.
그 아래 홍지문과 오간수문이 탕춘대성의 출입구로 사람은 홍지문으로,
물길은 오간수문을 통해 출입 하였는데 홍지문의 글씨는 숙종의 친필이었으나
1921년 홍수로 붕괴가 되어 1977년에 복원할 때 박정희 대통령의 글씨로
편액을 만들어 달았다고 한다.
조금 더 하류로 내려오면 옥천암이라는 사찰이 있고
그 사찰 내 보도각에 모셔진 보도각백불이라는 흰색 마애보살좌상이 눈길을 끈다.
다시 하류로 내려오면 하천의 폭이 넓어지고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콘크리트 벽에 때아닌 홍매화가 피어나고 있었다.
길이 150m 높이 1.5m(?) 정도의 화폭에 화가 세 분이 홍매화를 그리고 있었다.
밑그림을 그려놓고 페인트칠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생각나는 대로
직접 붉은꽃잎을 그려놓고 있었다. 대표작가의 얘기로는 합천 해인사의 홍매화를
모티브로 그린다고 하면서 많은 사람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이야기가 나오고 나는 최근에
그 그림을 그린 장소를 찾아다닌 이야기를 했더니 화가는 김영삼 대통령 때
청와대 앞길이 개방되는 첫 날, 새벽부터 기다려서 찾아봤다고 한다.
본인은 지금도 인왕산 아래서 산다고 하면서 수성동 계곡에서 시화를
즐긴 중인계급의 당시 화가들의 풍류가 부럽다는 이야기도 곁들인다.
강북에 살면서 형편이 여의치 않아 강남으로 이사 가진 못했지만, 사대문 밖으로
크게 밀려나지 않고 살아왔기에 이제는 강남으로 가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란다.
매화를 사랑했던 퇴계 이황은 임종시 “매화에 물 주어라” 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그림이나 글이 갤러리와 책에서만 있을 게 아니라 생활현장으로
나와 함께 즐기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을 하기도 하였다.
금년에는 눈이 많이 온다는 기상예보가 있었으니 눈이 많이 오는 날
이곳에 찾아와서 설중매를 즐기겠다는 내 말에 좋은 생각이라며
마주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홍제천 홍매화"가 히트 칠 예감이 든다.
물결 따라 걸어 서대문 구청 앞까지 왔다.
지난 주에 건넜던 징검다리를 건너 안산으로 올라갔다.
지난 주는 인왕산을 바라보며 걸었지만 오늘은 한강을 내려다보며 걸었다.
잣나무숲과 메타세콰이어 숲을 지나 능안정까지 3.7km를 걸어서 천연동으로
내려와 서울역으로 왔다.
남산에서 낙산, 북악산,인왕산,안산, 백련산, 홍제천, 한강, 중랑교,청계천을
거쳐 정동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또 그려본다.
'걸어가는 길(山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절두산에서 새남터 (0) | 2015.12.19 |
---|---|
홍제천 안산 (0) | 2015.12.13 |
백련산과 안산 (0) | 2015.12.02 |
가을을 걷다 (0) | 2015.11.22 |
화살나무, 가을을 품다 (0) | 2015.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