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천 폭포 바라보며
폭포는 시선이
늘 아래로 향한다
위를 향한 눈도장이나
구차한 과시 따위는 없다.
숨이 겹도록 떨어져
결국 평등을 이룩하는
그 당당함이 눈부시다.
닿을 수 없는 구름을 향해
번뜩이는 눈빛으로
무언가 얻고 싶은
목마른 애처로움이
수직으로 솟구치다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는
분수들의 슬픈 아우성
값싼 노동에 빚진
일요일의 구청 행사
아름다운 실적이
사진으로 남는
국화꽃 예산
잘 끝난 것 같은 잔치,
그 뒤끝의 씁쓸함이
홍제천 주변을 맴도는데
떨어지는 폭포
솟구치는 분수
눈물겨운 물의 조화
우리는 잔잔하게
모였다 흩어지며
한강으로 흘러가지만
왜가리 잉어들은
홍제천을 떠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