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동글동글한 여자

능선 정동윤 2019. 5. 19. 16:32

동글동글한 여자

 

 

그 여자의 그림은

거의 동글동글하다

세 살 내 손녀가 불어대는

비눗방울 같기도하고

연못에서 보이는

개구리알 같기도 하다

 

그 여자의 말은

아주 동글동글하다

누구를 찌르는 이야기나

가슴 아프게하는 이야기는

동그란 입이나 혀에

올려지지 않는다

 

그 여자의 행동은

굉장히 동글동글하다

무리한 이야기를 하면

눈웃음이나 미소로 답하고

더 무리한 이야기를 하면

살짝 자리를 비운다

 

그림도 말도 행동도

동글동글한 그 여자는

밤 하늘의 별조차도

동글동글 빛나게 한다

아마도 그녀의 삶도

자연스레 동글동글하리라.

 

*김은기 화가의 그림을 더 많이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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