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새들, 그 시작
일요일은
한강을 걸어서 건너
집으로 오는 날
성수대교로 가는 길에
한눈팔다 지나쳐
되돌아오기도 했다.
또 제 방향으로 잘 가다
성수대교 입구에서
좁은 길을 못 찾아
잠시 헤매기도 했다.
살아가면서 되돌아오거나
헤매는 길은 있어도
가지 말아야 할 길은 없었다.
나에게 처음은 늘
헤매거나 실수가 잦았다
이런 길일수록
내 삶의 중심이 된다.
'한강의 새들'
이 주제를 정한 후
간밤엔 잠을 설치기도 했다.
도도히 흐르는 한강
그 속의 생명
우선 새들과 친해지려고
책을 찾아보고
인터넷 검색해보며
쌍안경과 조류도감까지 챙겨
새들과 만나길 기다렸다.
성탄절 전날,
철새들의 풍덩거리는 자맥질은
쌍안경 속으로 달려온 첫 인사
물 위에 둥실 떠 있는
쇠오리 물닭 흰죽지물닭은
내 첫 관찰의 기록이 되었다.
더 많은 새를 만나러
중랑교 하구까지 갔다가
쌍안경 렌즈가 뿌옇게 젖어
응봉역으로 올라왔다.
올겨울은
새와 만나는 출발점
'한강의 새들'
나만의 한강의 사계가
조용히 흐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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