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초대
친구야.
남산을 찾아온 사람들이
가을을 다 담아간다
이 가을 다 닳아지기 전에
단풍길 한번 걸어보자.
노인은 벤치에 앉아
오물오물 가을을 까먹고
세 살 아이의 뿅뿅 신발 소리
엄마의 휴대폰 속으로
속속 빨려 들어간다.
바쁘다 미루면
다음 가을은 너무 멀구나
찬바람 불면
가을은 오그라들고
햇볕은 더 까칠해질 텐데.
어쩔 수 없구나
나도 여느 사람처럼
휴대폰에 한 움큼 담아오마.
시간 날 때 만나면
손가락 스치며 다 보여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