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가을의 초대

능선 정동윤 2019. 5. 20. 20:09

가을의 초대

 

 

친구야.

남산을 찾아온 사람들이

가을을 다 담아간다

이 가을 다 닳아지기 전에

단풍길 한번 걸어보자.

 

노인은 벤치에 앉아

오물오물 가을을 까먹고

세 살 아이의 뿅뿅 신발 소리

엄마의 휴대폰 속으로

속속 빨려 들어간다.

 

바쁘다 미루면

다음 가을은 너무 멀구나

찬바람 불면

가을은 오그라들고

햇볕은 더 까칠해질 텐데.

 

어쩔 수 없구나

나도 여느 사람처럼

휴대폰에 한 움큼 담아오마.

시간 날 때 만나면

손가락 스치며 다 보여주마.

'나의 이야기(市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숲의 아이들  (0) 2019.05.20
걸으며 생각하며  (0) 2019.05.20
길 위의 묵상  (0) 2019.05.20
안면도행  (0) 2019.05.20
겨울의 걷기  (0) 2019.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