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담쟁이

능선 정동윤 2019. 5. 23. 14:41

담쟁이

 

 

척추가 없어

늘 기대기만 할 뿐

단 한 번도

스스로 일어선 적이 없었다.

 

조심스러운 손길

초록의 벽을 짚으며

다 덮었노라

까만 열매 흔들어보았지만

 

새로운 영역,

허공으로 내디딜 땐

자주 갈팡질팡하는

덩굴의 비애 눈물겨웠다.

 

하늘에 향해

어디서나 피워내는

꼿꼿한 민들레의 용기!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주어진 생명,

부러움을 밀어내고

정겨운 햇살 보듬으며

오늘도 조심스레 벽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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