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방석
올해의
첫 약속을 지키려고
남산 3호 터널을
통과하자
아침 햇살이
환하게 비추었다
압구정동 버스정류장
차가운 긴 의자에
누가 갖다 놓았는지
노랗고 깨끗한 방석 하나
따뜻해 보인다
버스를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마저
귀한 손님 대접하듯
이른 새벽 바쁜 마음도
밤늦은 피곤한 다리도
잠시 쉴 수 있는 방석
손수건 가슴에 달고
엄마 손에 이끌려
초등학교 입학식 날처럼
아내의 손을 잡고
처음 교회로 가는 날
노란 방석의 배려
참 포근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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