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내리기 전엔
지상은 천국의 마당이었다
돌아보는 풍경마다 황홀하였다
아도니스는 아프로디테의 품에서
꿈결같은 사랑을 나누고
사냥의 즐거움도 만끽하였다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고
찬비마저 내리니 그 뜨겁던
지상의 사랑마저 이별을 하는구나
미의 여신마저 겨울은 막을 수 없어
아도니스는 땅속 겨울로 내려간다
겨울의 사랑, 페르세포네를 만나러.
안식과 휴식의 계절에도
아도니스는 페르세포네와 사랑에 빠져
긴긴 겨울이 짧기만 하였다
세 계절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한 계절은 풍요의 여신 페르세포네와
일 년 내내 최고의 사랑을 누렸다.
신마저 질투가 나는 사랑,
최고의 사랑은 오래가지 않았다
질투의 분노는 죽음을 몰고 왔다
아프로디테의 연인 아레스의 질투는
멧돼지로 변신하여 사냥 나온
아도니스를 송곳니로 찔러 죽였다
아버지를 사랑하여 태어난 아도니스
일 년 내내 여신들이 사랑한 아도니스
그의 죽은 몸에서 흐르는 피는 아네모네,
바람꽃이 되어버린 사랑의 청년이여!
갈등을 사랑 끝내고 영원한 명계에서
페르세포네를 기다리겠구나.
봄 여름 가을 숲을 사랑하고
겨울엔 집에서 사랑을 기다리는
그들의 사랑도 아도니스를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