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을 지나며/정동윤
바깥은 여름 한복판
가만히 있어도 팔뚝에 땀이 배는
중복을 갓 넘긴 오후
창문과 방문을 닫고
실내 온도 26 도를 설정한
에어컨을 켠다
창밖엔 흰 구름 피어오르고
더위를 잊는 시원한 방에 앉아
뭉게구름의 조화를 바라본다
칠십 평생 일하며 아끼는 습관
에어컨 켰다 껐다 하며 돌아보는
두 세기를 넘어온 고단한 세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견딜만한 약간의 통장 잔고로
밑반찬 같은 하루를 곱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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